외국인환자 유치사업의 정의와 자격
2025년 한국에서 진료받은 외국인환자는 201만 명입니다. 2009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연 200만 명을 넘었고, 1년 전 117만 467명에서 약 72% 늘었습니다. 시장은 분명히 열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에 들어가려는 병원과 회사가 가장 먼저 걸리는 지점은 마케팅도, 언어도 아닙니다. 자격입니다.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등록한 자만 할 수 있고, 등록 없는 유치는 그 자체로 위법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합니다. 등록은 ’외국인환자를 진료할 자격’이 아닙니다. 진료는 등록과 무관합니다. 제 발로 찾아온 외국인을 진료하는 데는 아무 등록도 필요 없습니다. 등록이 필요한 것은 환자를 부르는 행위입니다.
문제는 법이 말하는 ’부르는 행위’가 상상보다 훨씬 넓다는 데 있습니다.
법이 말하는 ’유치’는 무엇인가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의료해외진출법) 제2조 제3호는 ’외국인환자 유치’를 외국인환자의 국내 의료기관 이용 증진을 위해 다음 세 가지 편의를 제공하는 활동으로 정의합니다.
- 진료 예약·계약 체결 및 그 대리
- 외국인환자에 대한 진료정보 제공
- 교통·숙박 안내 등 진료에 관련된 편의 제공
문장만 보면 평범합니다. 실무에서 이 셋이 무엇을 포함하는지 펼쳐 보면 인상이 달라집니다.
| 구분 | 유치행위에 해당하는 것 |
|---|---|
| 진료 예약·계약 | 전화·인터넷 등으로 외국인환자의 상담 또는 예약을 받는 행위 국내 유치업자·해외 에이전시와 계약하고 수수료를 지급하며 환자를 소개받는 행위 일체 |
| 진료정보 제공 | 외국어 홈페이지·앱·SNS를 개설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 진료 예약·상담 및 외국인환자 대상 특화 정보를 외국어로 제공하는 것 외국어로 된 국내외 의료광고 외국인환자를 다른 유치의료기관에 소개·알선하는 것 화상통신·전화 등으로 국외 의료인에게 건강·질병 상담 교육 등 사전·사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 |
| 편의 제공 | 의료기관 이용 촉진을 목적으로 한 상품 개발·판매, 할인쿠폰 발행·제공 외국인 전담 간호사·코디네이터·통역사를 고용해 교통·숙박·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 |
특히 세 번째 줄을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외국어 홈페이지를 열고 외국인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유치행위입니다.
경계선은 상담에 있습니다. 웹사이트에서 국제 통용어인 영어로 단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유치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상담 서비스를 붙이는 순간 유치행위가 됩니다. 영문 소개 페이지와 영문 상담 폼의 법적 지위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의료광고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외국어로 된 의료광고는 국내에서는 보세판매장 등 면세점, 국제공항, 무역항 등에서만 허용됩니다.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응급환자는 유치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렇다면 누가 ’외국인환자’인가
정의의 나머지 절반입니다. 유치 대상이 아닌 사람을 유치하면 등록이 취소될 수 있으므로, 판정 기준은 실무에서 그대로 리스크가 됩니다.
의료사증(비자)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전원 외국인환자입니다. 의료사증 없이 입국한 경우에도 다음에 해당하면 외국인환자에 포함됩니다.
-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외국인
- 외국국적동포(시민권자) 중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자 (단, 국내거소신고자는 제외)
- 국내거소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외국인
- 대한민국 국적을 포함한 이중국적자가 아닌 외국인
실무에서는 세 단계로 확인합니다. 먼저 의료사증 소지 여부를 봅니다. 소지자면 그대로 외국인환자입니다. 미소지자면 국적과 건강보험을 봅니다. 대한민국 이중국적자는 외국인환자가 아니고, 외국 국적자 중 건강보험 가입자·피부양자도 아닙니다. 여기서도 걸러지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거주자 여부를 봅니다. 외국인등록자는 제외, 미등록자는 포함입니다. 외국국적동포는 국내거소신고자면 제외, 신고하지 않았으면 포함입니다.
놓치기 쉬운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은 모두 외국인환자에 포함됩니다.
- 주한외국공관(대사관·영사관 포함)과 국제기구의 직원 및 그 가족
- 대한민국 정부와의 협정에 따라 외교관 또는 영사와 유사한 특권·면제를 누리는 사람과 그 가족
- 주한미군과 그 가족 —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등록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격은 곧 ’등록’이다
의료해외진출법 제6조에 따라,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을 하려면 반드시 ’외국인환자 유치기관’으로 등록해야 합니다. 등록은 연중 수시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등록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병원이 직접 유치하려면 유치의료기관으로, 병원이 아닌 회사가 유치하려면 유치업자로 등록합니다. 요건이 서로 다릅니다.
유치의료기관의 요건
- 유치하려는 진료과목별로 의료법 제77조에 따른 전문의를 1명 이상 둘 것 (해당 진료과목이 전문과목이 아닌 경우는 제외)
- 의료사고배상책임보험 또는 의료배상공제조합에 가입할 것 — 의원 및 병원급은 1억 원 이상, 종합병원은 2억 원 이상
두 번째 항목에서 실수가 자주 나옵니다. 이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그 보험이 외국인환자를 보장 범위에 포함하고 있는지는 별개입니다. 증권을 열어 보장 대상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유치업자의 요건
- 회사 자본금 1억 원 이상
- 국내에 사무소를 둘 것
- 보증보험 가입 — 가입금액 1억 원 이상, 보험기간 1년 이상
보증보험(인허가보증보험)은 유치업자가 환자를 의료기관에 소개·알선하는 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외국인환자가 입게 되는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보장합니다. 등록을 신청하는 시점에 이미 가입되어 있어야 합니다. 등록 후에 가입하는 순서가 아닙니다.
보증보험은 한 번 들고 끝나지 않습니다. 보증보험금으로 손해를 배상한 경우에는 1개월 이내에 다시 가입해야 하고, 배상 사례가 없더라도 만료 전에 갱신해야 하며, 갱신한 증권으로 만료일 전까지 등록정보 변경 신청까지 마쳐야 합니다.
서류와 신청
유치업자 등록에 필요한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등록신청서 (대표자 날인 또는 직인)
- 사업자등록증 사본 1부
- 사업계획서 1부
- 정관 1부 — 법인에 한하며, 정관의 목적에 ’외국인환자유치업’이 추가되어 있어야 합니다
- 자본금 규모 증빙 서류 — 법인은 법인등기부등본, 개인사업자는 은행잔고증명서
- 보증보험증권
- 사무실에 대한 소유권 또는 사용권 증명 서류 — 계약기간이 유효한 임대차 계약서 사본 등
서류가 준비되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외국인환자유치 정보시스템에서 신청하고, 소속 시·도의 등록 승인을 받습니다.
4번을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관 목적에 외국인환자유치업이 빠져 있으면 정관 변경 절차부터 밟아야 하고, 여기서 등록이 몇 주씩 밀립니다.
등록은 자격의 완성이 아니다
등록증을 받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등록에는 유지 의무가 따라붙습니다.
유효기간은 등록일부터 3년입니다. 이후에도 유치사업을 계속하려면 만료 2개월 전부터 20일 전까지 갱신 절차를 완료해야 합니다. 이 창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만료 19일 전에는 이미 늦습니다.
사업실적 보고는 매년 2월 말까지입니다. 의료해외진출법 제11조에 따라 전년도 실적을 외국인환자유치 정보시스템을 통해 관할 시·도에 제출해야 합니다. 보고 항목은 환자의 출생연도, 성별, 국적, 방문 의료기관, 입원기간 및 외래방문일수, 진료과목, 입국일 및 출국일입니다. 진료가 끝난 뒤 소급해서 만들 수 있는 정보가 아니므로, 유치 시점부터 관리해 두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걸리는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실적이 없어도 보고해야 합니다. 무실적 보고 메뉴를 통해 반드시 최종보고까지 마쳐야 합니다. 한 해 동안 환자를 한 명도 유치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제재 사유는 아니지만, 그것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제재 사유입니다.
미보고나 허위 보고로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거나, 등록 기간 중 2회 이상 시정명령에도 같은 사유가 발생하면 등록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법 제22조). 사업실적을 허위로 보고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등록은 자격이지, 능력이 아니다
여기까지가 정의와 자격입니다. 자본금 1억 원, 사무실, 보증보험 1억 원. 요건만 놓고 보면 진입장벽이 아주 높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 사업의 진짜 문제입니다.
2024년 기준 외국인환자 유치기관으로 등록된 곳은 의료기관 3,155개소, 유치사업자 2,007개소입니다. 같은 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환자는 117만 467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유치사업자를 통해 온 환자는 25만 3,329명입니다. 전체 외국인환자의 21.6%. 다섯 명 중 네 명은 유치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 21.6%를 2,007개 회사가 나눠 가졌습니다.
등록은 시작선에 설 자격을 줄 뿐, 달릴 능력을 주지는 않습니다. 이 간극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 간극을 메우는지가 이 가이드에서 이어서 다룰 주제입니다.
참고 자료
-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제6조·제11조·제22조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환자 유치 비즈니스 가이드』(2020) — 본 가이드북의 집필은 ㈜메디씨드가 수행했습니다
- 보건복지부, 2025년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 (2026.4.)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4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2025.7.)
- 외국인환자유치 정보시스템
법령과 제도는 개정될 수 있습니다. 등록을 준비하신다면 신청 시점의 최신 기준을 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